Thinkpad(이하TP)는 한때 PC의 대명사로 불리던 IBM의 노트북 제품군의 이름이다. 비록 지금은 레노버라는 이름 아래 속하게 되었지만, 야마토연구소는 여전히 건재해서 예전의 감성을 그대로 유지한 채 비지니스 노트북 계열에서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제품들을 계속해서 만들어내고 있다.

 

집안에 가풍이 있고, 학교에 학풍이 있듯이 TP도 그만의 개똥철학이 전해진다. 수많은 TP의 제품군 중에는 본래의 감성에서 탈출을 시도한 제품들이 꽤 있었다. 그러나 대부분은 매니아층의 혹평 속에 침몰하고 말았다. TP의 매니아층은 상당히 보수적인 성향이 있다. 외관상의 특징에서 보듯, 저런 투박하기 짝이 없는 노트북의 매니아라면 어떤 성격의 소유자들인지 알만하지 않은가?

 

그러나 전통으로부터의 탈출을 감행한 제품 중 몇 안되는 생존자가 있었으니, 그 중 하나가 바로 오늘 소개하는 x301(x300도 마찬가지)이다. 사실 매니아의 시각이 아니라면 '10년전 모델이나 똑같이 생겼구만 전통으로부터의 탈출은 얼어죽을'이라 생각할 수 있겠다. 그러나 사실 디테일한 면에서 보면 x300이 추구했던 변화들은 꽤 진보적인 것들이다. 맥북을 의식한 얇은 두께와 무게는 TP가 추구하던 단단함과는 정반대의 컨셉이었으니 말이다. 꼭 두께가 노트북의 강성을 보장해주는 것은 아닐지라도 기존 TP의 두꺼움은 확실한 강성과, 안전성을 보증해줬기에 x300이 세상에 등장할 무렵 매니아들은 이미 우려의 시선을 던졌다. 그러나 x300은 보기보다 단단했고, 상상보다 훨씬 가볍고 얇았으며 키감마저 최고의 호평을 받았다.

 

 

호평 속에 등장한 x300이었지만 역시나 단점도 존재했다. 그 중 가장 큰 단점은 바로 모래알 액정이었다. 고해상도의 이점을 완전히 씹어드시는 액정 품질의 열악함은 많은 리뷰어들을 안타깝게 했다. 액정만 평균이상이었어도 흠잡을 데가 거의 없는 모델이었기 때문이다. 마이너 업그레이드 모델인 x301에서 조차 액정은 나아질 기미를 안 보였다. 급기야 매니아층을 중심으로 광시야각 LCD로 교체하는 튜닝이 등장하게 되었는데, 사진 속 모델은 바로 그 광시야각 작업이 되어 있는 녀석이다. 이로서 큰 단점 중 하나였던 액정문제가 해결된 것이다. 

 

x301의 cpu는 펜린계열의 U9X00 류인데, 서브모델로서는 충분한 퍼포먼스를 보여준다. 그러나 욕심에 끝은 없는 법. 더 나은 퍼포먼스를 위해 오버클럭 튜닝이 등장했다. 오버클럭은 많은 위험을 동반한다. 불안정한 동작과 더 많은 전력소모와 그로 인한 발열이 그것이다. 물론 뽑기운에 따라 다르긴 하겠지만, 내 경우엔 오버클럭에서 멈추지 않고 전압을 최대한 낮추는 소프트웨어적인 2차 튜닝을 거치자 퍼포먼스는 상승하면서도 전력소모와 발열은 디폴트 수준을 유지하는데 성공했다. 결국 서브로서는 충분한(오버클럭 전에도 충분하긴 했지만)성능을 확보하면서도 서브랩탑이 유지해야 할 조건들에도 상처를 입히지 않았으니 가히 성공적인 튜닝이라 할만 하다.

 

딱히 흠을 잡을 만한 곳이 없는 빈틈없는 이 녀석을 만나면서 노트북 기변도 끝이 났다.

 

일반인은 할 수 없는 튜닝들이 되어 있는 녀석이긴 하지만, 기본 베이스가 없으면 튜닝도 소용없다.부디 야마토연구소에서 x300/301을 베이스로 한 마이너 업그레이드 모델을 꾸준히 만들어 줬으면하는 바램이다.

 

아이비브릿지 플랫폼에 IPS액정하나만 넣어줘도 감사할 듯.

 

어쨌든 내 x301. '기변의 종결자' 되겠다.


카메라: EOS 450D

작성기기: Thinkpad X301

Posted by 두번째사람